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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전쟁 멈췄다…115%P씩 인하, 희토류수출제한 철회

스토리 킹 2025. 5. 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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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경제 (2025.5.14.)

양국 무역협상 극적 타결…90일간 적용

美는 145%→30%, 中은 125%→10%로 확 낮춰
희토류 수출 제한도 철회…양국 정상 주말께 통화

관세전쟁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던 미국과 중국이 극적으로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양국 간 무역을 단절시킬 만큼 높은 상호관세를 일단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했다. 관세전쟁의 피해가 확산하자 미·중 모두 공멸을 막기 위해 한발씩 물러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상대방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긴 보복관세는 125%에서 10%로 낮아진다. 중국은 이와 함께 희토류 수출 제한 등 각종 비관세 보복조치도 철회하기로 했다. 미·중은 이번 합의 결과를 14일부터 90일간 적용하고 이후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애초 미국은 지난 2, 3월 중국이 미국으로의 펜타닐(합성마약) 수출을 방치한다는 이유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씩 총 20%의 관세(일명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달에는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중국이 보복에 나서자 이를 125%까지 끌어올렸다. 중국도 이에 맞서 모든 미국산 제품에 1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합의는 펜타닐 관세 20%는 그대로 둔 채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만 서로 10%로 낮춘 것이다. 미·중은 협상 결과에 따라 상대방 제품에 추가로 24%의 관세를 더 부과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번 합의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대표로 한 양국 협상단이 지난 10~11일 이틀간 마라톤협상을 벌인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의약품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연설에서 “(이번 관세 협상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재설정했다”며 “합의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중국 시장 개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주말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폭탄 관세' 피해 무차별 확산에…美·中 이틀만에 '속전속결 담판'

美, 펜타닐 포함해 30%만 남겨…中도 기본관세 10%만 상응조치

미국과 중국이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발표한 협상 결과는 지난 수개월간의 미·중 관세 전쟁이 일단락됐음을 뜻한다. 양국은 ‘무역 단절’ 수준으로 끌어올린 초고율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미국은 펜타닐 관세 20%와 기본관세 10%만 남기기로 했고, 중국도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부과한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 조치는 14일부터 최소 90일 이상 적용된다.
◇이틀 협상으로 “완전한 재설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SNS에 양국이 “큰 진전을 이뤘다”며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완전한 재설정 협상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국이 실제로 ‘빅딜’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중국 측은 이번 회담에 임하는 과정에서도 협상을 가장한 협박에 결코 응하지 않겠다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미국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6일 스위스 회담 계획을 공개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는 표현을 쓰지 않고, 관세라는 말조차 많이 사용하지 않으며 “이번 회담은 무역협상 자체보다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틀간의 협상에서 양국은 예상보다 빠른 진전을 이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네바에서 진행된 협상은 10일 10시간, 11일 수시간에 그쳤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1일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합의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은 아마도 양국 간 차이가 생각한 것처럼 크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측도 협상 뒤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허리펑 부총리는 “양측은 통상·경제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는 협상내용 공개 시점을 묻는 말에 “언제 발표해도 세계의 반응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美 “디커플링 원하지 않아”

이번 협상 내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미국 측이 50%대 관세율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80%가 적절하다고 SNS에 적었다. 최종 대중 관세율이 30%가 된 것은 중국 측에서 처음부터 대단히 전향적인 협상안을 미국에 제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등 일체의 보복조치를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이 예상보다 빨리 협상 타결을 이룬 것은 양측 모두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관세 전쟁 후 국채값이 폭락(국채 금리 급등)하고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 혼란이 커졌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중국도 미국 못지않게 상황이 심각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상황에서 관세 전쟁으로 수출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황은 202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악화했다. 버트 호프만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는 BBC방송에서 “중국은 협상이 없는 것보다는 협상이 있는 것이 낫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실용적인 관점을 취하고 협상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시진핑 만날까
양국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보다 영구적인 무역협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펜타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 기구가 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이 같은 관세협상 결과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관계에 미칠 영향이다. 양국 간 경제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빙기에 들어선다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대로 전화통화나 면담에 응할 여지가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더욱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하며, 양측 모두 이를 이루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쪽도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높은 관세율을 전제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을 예고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은 더욱 완화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