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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회, 호르무즈 봉쇄 의결

스토리 킹 2025. 6. 2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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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매일경제 (2025.6.22.)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으로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에선 휴일인 22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각각 긴급 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옥스퍼드이코노믹스와 JP모건은 최근 전망에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을 때 국제 유가가 최악의 경우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약 167㎞ 길이의 좁은 해협으로, 폭이 가장 좁은 지점이 약 33㎞에 불과하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되며 물가상승률이 6%에 이를 수 있다고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전망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도 다시 4%대를 위협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공급망 붕괴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9.1%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국제 유가 상승이 전 세계 물가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2000만배럴 가운데 약 70%를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제조업 국가들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도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130달러까지 치솟으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의 지난해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1.5%다. 당장 원유 도입 비용 증가와 원화 약세가 겹치며 무역수지가 급격히 악화할 전망이다.

유가 급등은 30조5000억원 규모로 정부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 효과도 떨어뜨릴 수 있다.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내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치솟는다. 반면 석유 제품 가격은 유가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고유가로 글로벌 침체가 오면 석유 제품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유사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는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폐쇄하진 못하더라도 유조선 공격이나 기뢰 설치 등 위협 요인이 지속되면 해상 운임 및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행 중동산 원유는 99%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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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오후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콘퍼런스콜)를 주재했다. 수출입 및 물류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동 지역 수출 피해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중소기업 전용 선복(화물 적재 공간) 제공 △물류 경색 우려가 커질 경우 임시 선박 투입 등을 단행할 방침이다.

한편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100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한때 1000억달러 넘게 증발하며 크게 출렁였다.

이날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핵시설 3곳을 폭격했다고 발표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자정 대비 약 2.5% 하락해 10만1000달러 선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이날 오전 8시 48분 기준 3조600억달러로 자정 대비 1000억달러 줄었다. 다만 이후 시장이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10만29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3조1200억달러로 회복됐다. 한국거래소도 같은 날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시장운영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번 사태가 증시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최근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등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