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매일경제 (2024.3.17)
인도가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자동차(EV) 업체의 자국 내 생산을 유치하기 위해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조건을 충족한 업체들이 생산한 EV의 수입 관세를 최장 5년간 기존 최대 100%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이다. 각국이 앞다퉈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전 세계 EV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상공부는 자국에 5억달러(약 66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3년 내 자국에서 EV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에 당장 이날 수입분부터 관세 인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테슬라가 수개월간 공들여온 로비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은 발표와 동시에 즉각 발효됐다. 이에 따라 요건을 충족하는 회사는 자체 생산한 3만5000달러 이상의 EV를 인도에 연간 8000대까지 관세 15%로 수입할 수 있다.
테슬라에 따르면 현재 생산하고 있는 가장 저렴한 차량인 '모델3'는 미국 뉴욕에서 3만8990달러로 시작한다. 인도는 그동안 수입 EV에 대해 4만달러 이상이면 100%, 나머지에는 70% 관세를 부과해왔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정책의 목표가 "EV 업체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인도의 EV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인도가 EV 제조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무역을 촉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과가 "인도 내 자동차 업체의 반발에도 인도 정부에 로비해온 테슬라에 큰 승리"라며 "인도 시장에 대한 테슬라의 계획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구아라브 방갈 S&P글로벌 모빌리티 부문 부이사는 "이번 정책을 통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 EV 생태계에 개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수년간 인도 시장에 진출하려고 부단히 애써왔지만, 인도 당국이 현지 생산 등을 요구하며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6월 국빈으로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면담하는 등 최근 수차례 인도를 방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인도에서 EV에 붙는 수입 관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이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인도 정부는 타타자동차 등 자국 업체 반대에도 글로벌 업체의 자국 내 생산 유치를 위해 결단을 내린 셈이다.
인도 EV 시장은 타타자동차가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는 가운데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V는 지난해 인도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약 2%를 차지했는데, 인도 정부는 이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테슬라가 독일 공장 확장 계획을 축소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인도에서 차량 판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테슬라 주가가 나흘 만에 반등했다. 15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반등한 반면 인도 완성차 업체 마힌드라와 타타모터 주가는 2~4% 넘게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EV 판매량 1위 업체인 중국 BYD도 인도 EV 시장에 투자를 원하지만 육지 국경을 공유하는 국가에 대한 인도의 엄격한 투자 규정으로 중단된 상태다.
중국에서는 최근 '출혈 경쟁'에 대한 경고음이 나왔다. 중국 최대 EV 업체 BYD의 왕촨푸 회장은 16일 열린 '전기차 100인 포럼'에서 "EV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하다"면서도 "(EV 시장이) 가시밭길이 돼가고 있다는 점은 슬프다"고 밝혔다.
최근 확산되는 이러한 우려를 두고 단충더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은 "EV 산업구조와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할 것"이라며 "맹목적 투자와 중복 건설을 최소화하고 후진 기업의 퇴출 메커니즘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시장 재편을 위해 정부가 판을 깔아 주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EV를 포함한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량은 1300만대를 넘어섰다. 전체 보급률은 약 1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788만대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친환경차 보급률은 35%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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