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국경제 (2024.09.12)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미끼를 던지는 족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물었다.”(CNN)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대선 TV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주요 외신은 물론 유권자들도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을 주도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6월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토론과 정반대 양상이었다.
○신선함 없는 트럼프 각인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등 주요 이슈에서 첨예하게 맞붙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물가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과 미국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정책이 “전 국민 판매세”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억만장자를 위한 감세는 안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밝힌 입장과 달리 셰일가스를 시추하는 기술의 일종인 수압 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선거에서 이기면 펜실베이니아의 프래킹은 (취임) 첫날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광고시간을 포함해 총 105분간 이어진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낡았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 트럼프 발언에 대해 “늘 똑같고 오래되고 지루한 각본”이라는 표현을 세 차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네 차례 사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대로라면 미국이 베네수엘라같이 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 비판에 주력했다. 근거를 들기 위해 “이민자들이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한 말은 사회자에게서 “믿을 만한 보고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MSNBC방송은 “말실수를 유도하는 해리스 캠프의 전략이 먹혔다”고 평가했다.
○방어적 태도 일관하다 실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감한 주제를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의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에 대해 질문을 받자 “나와 관련이 없다”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사태의 책임자”라고 반복해 말했다. 그가 펠로시 전 의장을 네 차례 언급하자 데이비드 뮤어 ABC방송 앵커는 “이 질문은 펠로시에 대한 것이 아니다”고 제지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기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이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를 잘 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잘 안다. 그들은 나를 존중하지만 바이든은 존중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바마케어’를 대신할 의료보험 제도를 구상해 놓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지만) 계획에 대한 콘셉트가 있다”고 수세적으로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민감한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정치평론가 데릭 헌터는 정치 관련 온라인매체인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국경 문제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자신이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시절에 어떤 일을 했는지 경험을 늘어놓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추가 토론 제안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이 끝난 뒤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만나 “여전히 민주당이 열세(underdog)”라고 강조하면서도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통상 후보가 직접 찾지 않는 미디어 존(스핀룸)에 들어와 “내 역대 최고의 토론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기세가 오른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전에 추가 토론을 하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오는 10월 1일에는 양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와 J 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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