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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도 2주일 꼬박 할애…글로벌 거물들 대만 '총집결'

스토리 킹 2024. 6. 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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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경제 (2024.6.3)

출처 : 한국경제

지난달 29일 밤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닝샤 야시장에 있는 한 식당. 10여 명이 둘러앉은 원형 테이블 주변에서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가 터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차이밍제 미디어텍 회장, 린바이리 콴타컴퓨터 회장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산업의 ‘대만계 슈퍼 파워’가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몸담은 회사는 각각 인공지능(AI) 가속기(엔비디아), AI칩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TSMC), 스마트폰용 칩(미디어텍), AI 서버 주문 생산(콴타) 분야에서 ‘세계 넘버원’이다. “글로벌 AI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거인들이 대만 야시장의 허름한 테이블에 함께 앉은 것”이란 얘기가 나온 이유다.

대만이 미국 실리콘밸리와 함께 글로벌 AI산업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 떠올랐다. 실리콘밸리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중심으로 한 AI 개발·소프트웨어의 메카라면 대만은 이를 구현하는 반도체, 서버 등 하드웨어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는 이날 “AI 시대를 맞아 대만은 계속 세계 IT산업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 PC와 스마트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연명하던 대만의 환골탈태를 이끈 것은 TSMC다.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AMD 같은 세계적인 빅테크가 “우리가 설계한 칩을 먼저 생산해달라”며 TSMC 앞에 줄을 설 정도다. 칩 설계, 후공정, 테스트 등 다른 분야에서도 대만은 최강 반열에 올랐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대만계 IT 거물들의 긴밀한 네트워크도 대만을 반도체 강국으로 올려세운 요인으로 꼽힌다. TSMC를 통해 생산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콴타가 AI 서버에 넣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식이다. 글로벌 IT업계에선 “대만과 친밀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4일 대만에서 공식 개막하는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에 인텔, 퀄컴, AMD, NXP, ARM 등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기업 경영진이 총출동하는 이유다.

 CEO는 컴퓨텍스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기조연설을 통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블랙웰’의 뒤를 잇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이 제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를 장착해 데이터 학습·추론 능력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와 대만의 파트너십이 세계 AI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대만 반도체 동맹이 글로벌 AI 미래 이끈다"
엔비디아와 TSMC는 '한몸'…'컴퓨텍스 2024' 4일 개막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태운 비행기가 대만에 도착한 것은 지난달 26일이었다. 출국일은 오는 7일.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미국 기업의 CEO가 꼬박 2주일을 ‘아시아의 변방’에 할애한 것은 단순히 그의 고향이 대만이어서가 아니다.

대만이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좌우하는 ‘제2의 헤드쿼터’여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중심으로 꾸려진 대만 반도체 생태계는 엔비디아와 단단하게 연결돼 있다. 별도 공장 없이 반도체를 설계만 하는 엔비디아는 개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여러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데 묶은 ‘인공지능(AI) 가속기’ 생산을 TSMC에 맡긴다. TSMC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순간 엔비디아의 질주도 꺾인다는 얘기다. 지난 1주일 동안 대만 반도체 거물들을 잇따라 만난 황 CEO가 “세계 AI의 중심은 대만”이라고 치켜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만에 모인 ‘반도체 스타’들
출처 : 한국경제

4일 개막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는 ‘대만 반도체의 힘’을 한눈에 보여주는 행사다. 황 CEO를 비롯해 팻 겔싱어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리사 수 AMD CEO 등 세계 반도체 업계를 이끄는 ‘빅맨’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대만 IT 기업들이 힘을 잃으면서 명맥만 이어오던 컴퓨텍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IT 박람회’로 거듭난 배경에는 2010년 이후 반도체와 AI가 있다. “반도체 부품부터 (AI 가속기 등) 완제품 조립까지 AI와 관련한 모든 하드웨어는 대만에 있다. 서울, 실리콘밸리, 싱가포르에선 찾을 수 없다. 오직 대만에만 있다”(컴퓨텍스를 주최하는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의 제임스 황 회장)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과장이 아니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애플, 인텔, 퀄컴, AMD 등 거의 모든 빅테크가 TSMC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일감의 62%(올 1분기 기준)를 도맡고 있다. 빅테크들은 일감을 주면서도 “먼저 만들어달라”고 애원한다. 그래서 TSMC는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을’로 불린다.

경쟁력은 압도적인 수율과 납기 정확도다. 반도체 업계는 TSMC의 핵심 공정 수율을 약 80%로 추정한다. 웨이퍼 100장을 투입하면 정상품이 80개 나온다는 얘기다. 파운드리 세계 2위인 삼성전자의 수율은 이보다 상당폭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이 떨어지면 수익성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납기를 맞추기도 어려워진다. 업계 관계자는 “TSMC는 언제나 계약 물량을 약속한 시기에 정확하게 입고한다”며 “납기 지연, 제품 불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TSMC를 찾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후공정·디자인도 세계 최강

그렇다고 TSMC가 대만 반도체의 전부는 아니다. 대만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강자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는 퀄컴이 아니라 대만 미디어텍이다. 디스플레이칩 설계 부문 챔피언은 대만 노바텍이다. ASE는 패키징(후공정) 부문 세계 1위다. 파이슨은 컨트롤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대만의 반도체 파워를 얘기할 때 디자인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디자인하우스는 엔비디아 같은 팹리스가 설계한 도면을 생산공정에 들어맞게 다시 그리는 업체를 말한다. 대만에는 이런 디자인하우스가 200개 넘게 있다. TSMC를 중심으로 팹리스, 디자인, 후공정 분야가 짜임새 있게 조직됐다는 얘기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만 반도체 생태계에 편입하기 위해 돈을 싸들고 찾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엔비디아는 1조원을 투자해 대만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있고, AMD도 2100억원을 투입해 대만에 아시아 첫 R&D 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은 AI 칩과 서버로 향후 50년간 먹고살 수 있다”며 “대만을 ‘경제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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