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 글로벌 스토리🌏

모빌리티🚗/배터리🔋/IT📱

배터리🔋

[셀] 닛산 올라탄 SK온…15조원 '배터리 잭팟'

스토리 킹 2025. 3. 23. 21:13
728x90

출처 : 한국경제 (2025.3.19)

 

출처 : 한국경
출처 : 한국경제

2028년부터 6년간 100GWh(100만대분)
북미 생산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

SK온이 2028년부터 일본 닛산자동차에 100GWh에 이르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첫 사례로, 공급 규모만 15조원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계약이다. 전기차 판매 둔화로 미국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SK온이 적자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온은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간 총 99.4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닛산에 공급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중형 전기차 약 100만 대에 들어가는 물량이다. 닛산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미국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올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총공급 규모는 15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최근 배터리 셀 가격(㎾h당 104달러)과 환율(달러당 1450원)을 감안한 수치다.

이번 수주 물량은 닛산이 미시시피 캔턴 공장에서 생산하는 북미 시장용 차세대 전기차 4종에 들어간다. 닛산은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자동차 30종 중 16종을 전기차로 선보일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닛산의 중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장착될 것”이라며 “주행 거리가 긴 고밀도 하이니켈 배터리여서 납품 단가가 평균보다 높다”고 말했다.

SK온이 일본 완성차 회사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배터리 3사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만 일본 도요타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온, 日 완성차 시장 첫 진출…'캐즘 돌파' 신호탄 쐈다
단가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현대차·포드 이어 공급처 확대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뚜렷해진 지난해부터다. 여기에 ‘화석연료 회귀’를 내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더해져 배터리 업체의 ‘몸 사리기’는 한층 심해졌다. 전기차 수요가 쉽사리 살아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장을 추가로 짓는 일은 부담만 될 뿐이었다.

SK온이 미국 켄터키 2공장 양산 시점을 무기한 연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 SK온이 19일 닛산과 맺은 15조원 규모 공급 계약은 전기차 캐즘 돌파구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닛산이 내놓을 신차 30종 중 16종을 전기차로 정한 만큼 미국에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SK온의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완성차 회사의 전기차 전환을 돕는 식으로 캐즘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과의 배터리 납품 계약 협상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닛산은 도요타, 혼다에 이은 일본 3대 자동차 메이커다. 2010년 세계 첫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출시하는 등 전기차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후 전기차 전환이 늦어진 데다 혼다와 추진한 합병마저 무산돼 배터리 공급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왔다.

하지만 닛산이 실적 부진 돌파구를 전기차에서 찾겠다는 방침을 밀어붙이며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닛산은 2028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세단 2종 등 총 4종의 전기차를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닛산은 또 2026년까지 전체 모델의 40%를 전기화하고, 2030년에는 이 비율을 6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SK온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닛산의 SUV인 ‘아리야 니스모’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출시된 전기차 아리야의 고성능 버전이다.

SK온으로선 미국 내 납품처가 늘어난 것도 호재다. SK온은 그동안 미국에선 현대자동차와 포드에만 배터리를 공급했다. 하지만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해 켄터키 2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과 한국 등지의 공장 가동률도 지난해 43.8%로 떨어졌다.

닛산에 배터리 공급이 시작되면 미국 공장 가동률도 높아진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22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고객사와 합작법인(JV) 형태로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지에 신규 공장 4개를 건설하고 있다. 모든 공장이 완공돼 풀가동하면 SK온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 능력은 180GWh 이상으로 늘어난다.

다만 닛산이 포드처럼 전기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면 SK온도 타격은 불가피하다. 닛산은 지난해 약 79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 부진했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