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3.4(월)
美 대선에 달린 '비자의 운명'
2020년 트럼프 정부는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며 한동안 전문직 취업(H-1B) 비자와 주재원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비자 발급 중지 정책은 “극단적인 외국인 배척 정책”이란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지만, 비자 관련 규제는 계속 강화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1~5% 수준이던 H-1B 비자 발급 거부율은 트럼프 집권 시절 10~20%로 치솟았다. 비자 쿼터와 별개로 요건이 맞지 않는다며 발급을 거부한 경우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연말로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 비자발(發) 인력난’은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기업인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대만인력 파견 못해…TSMC도 美공장가동 미뤄
미국 비자발(發) 인력난을 겪는 것은 한국 기업뿐만이 아니다. ‘파운드리 최강자’인 대만 TSMC도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미국에 공장을 세운 한국 기업이 가장 원하는 인력은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이다. 그중에서도 1순위는 한국 본사에서 공장 운영 노하우를 익힌 인력이다. 그래야 미국 공장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고, 정보 보안도 잘 지킬 수 있어서다.
TSMC 측은 미국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함께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공장 가동 지연 이유로 들고 있다. TSMC는 계획대로 공장을 준공하기 위해 대만에서 수백 명의 전문인력을 미국에 파견하려고 했지만, 까다로운 비자 장벽에 막혀 무산됐다. 미국 정부가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미국 인력으로 채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인력을 파견하는 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美 나랏빚 100일에 1조弗씩↑…올 이자만 국방예산 넘어설 듯
미국의 부채 급증세는 팬데믹 기간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한 정부 지출이 이미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미 중앙은행(Fed)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높인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나랏빚이 100일마다 1조달러(약 1336조원)꼴로 급증하고 있다.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하는 돈만 연간 국방비 지출액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지난해 2.4%에서 2034년 3.9%로 상승할 것이란 게 CBO의 예측이다.
中서 외면받은 석유화학업계…인도가 구세주?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인도 구세주론’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중국 대신 인도가 주요 수요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기대가 배경이다.
인도의 석유화학 시장은 매년 약 7% 성장이 예상된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 단계를 밟고 있는 인도가 모든 산업의 기초 소재가 되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크게 늘릴 것이란 게 성장 전망의 근거다.
반면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만으로 버티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화학제품 소비에서 중국 비중은 42%인 데 비해 인도는 3%에 불과하다. 인도 시장 성장과 함께 인도 석유화학업계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판매 국가보다는 판매 상품들을 고마진 위주로 체질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2024.3.9(토)
바이든 “美, 누구와 싸워도 이겨 … 中 불공정에 맞설 것”
7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법인세율을 인상해 복지를 강화하고,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다양한 공약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임자’로 언급하며 날 선 비판과 함께 대선 ‘재대결’의 포문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시간 넘게 국정연설을 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수년간 주변에서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은 뒤처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거꾸로 알고 있다”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증가했고, 대(對)중국 적자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의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누구와도 21세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자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강경 발언도 쏟아냈다. 독일의 히틀러가 진격한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역사상 전례 없는 순간에 여러분께 연설한다”고 한 말을 인용하며 “나 역시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가운데 같은 회의장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가 지켜보고 있고, 미국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임자가 푸틴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며, 러시아 지도자에게 머리를 숙였다”며 “터무니없고 위험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몰아쳤다.
○부자 증세·낙태권 인정 등 공약도
바이든 대통령은 법인세를 인상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억만장자(billionaire)로부터 부유세를 걷어 복지에 쓰겠다는 공약도 강조했다. 그는 “내 목표는 대기업과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해 연방 적자를 3조달러(약 4000조원) 더 줄이는 것”이라며 “현재 15%인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1000명의 미국 억만장자에게 최소 25%의 세금을 물려 5000억달러의 재원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신 6개월까지 낙태권을 인정했던 판례가 2022년 대법원에서 폐기된 데 대해 “미국인들이 내게 ‘선택의 권리’를 지지하는 의회를 만들어 준다면 낙태의 자유 판례를 법률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이민자 유입을 줄이는 국경 통제 강화와 관련해선 “전임자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 통과를 저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들었다”며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소리 지르는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연설이었다”며 “미국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설에 거짓말이 있었지만 국민은 다 알고 있고, 오는 11월 5일은 국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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