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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한경] 2023년 5월 둘째 주

스토리 킹 2023. 6. 1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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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8(월)

다 죽어가던 기아 살려낸 정의선의 경영 비법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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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최고 원가 경쟁력

1998년 외환위기부도로 쓰러졌던 기아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1999년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차와 연구개발(R&D) 기능을 합치고, 플랫폼을 공유한 덕분이다. 2003년에는 영업이익을 8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그러나 국내 레저용차량(RV) 시장 위축 속에 현대차와의 차별성에 한계를 드러낸 기아는 2004년부터 다시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위기의 기아에 구원 투수로 투입된 인물은 정의선 당시 기아 부사장이었다. 정몽구 당시 현대차그룹 회장(현 명예회장)은 아들인 정 부사장을 2005년 사장으로 승진·발령해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제조·설계 원가 절감에 주력했다. ‘앞으로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은 원가를 어떻게 줄이느냐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단순히 부품 단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상품 기획 단계부터 목표 원가를 정해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기아의 원가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작년 기준 기아의 대당 원가는 1만9100달러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평균(3만6300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디자인 차별화로 체질 개선

기아 사장 시절 정 회장의 또 다른 고민은 현대차와 차별화된 기아만의 브랜드 정립이었다. ‘기아의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디자인 능력부터 향상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독일로 날아가 끈질기게 설득했다. 2006년 기아에 합류한 슈라이어 부사장은 특징 없던 기아의 ‘얼굴’에 호랑이 코를 닮은 ‘타이거 노즈 그릴 등 패밀리룩을 담기 시작했다.

정 회장의 ‘디자인 경영’은 기아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2006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낸 기아는 2008년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 로체, 포르테, 쏘울을 앞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기아 글로벌 진출의 초석도 이 시기에 마련됐다. 유럽 전진기지인 슬로바키아 공장(연산 33만 대)은 2006년 말 현지 전략 차종 ‘씨드’를 양산하며 가동을 시작했다. 씨드는 지금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기아 차종이다. 북미 시장을 개척한 조지아 공장(연산 34만 대)은 2009년 말 가동되며 기아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모두 정 회장의 기아 사장 시절(2005년 3월~2009년 8월)이다.

전문가들은 기아의 미래에 더 주목하고 있다. 2026년에는 기아 전기차수익성이 내연기관차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는 전기차 가격 경쟁 시대에 테슬라에 맞설 유일한 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강한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출처 : 한국경제
출처 : 한국경제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직계열화한 밸류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글로벌 완성차업체는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대부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들은 자동차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판단하고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을 대폭 줄였다. 이는 큰 오판이었다. 코로나19 ‘보복소비’ 수요가 예상외로 폭발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탓에 2021년 내내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야 했다.

현대차그룹은 달랐다. 2020년 국내외 공장 가동을 지속하는 등 생산력을 유지한 덕분에 2021년 수요 급증에 올라탔다. 현대차 역시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긴 했지만 174개에 달하는 대체 소자를 개발해 유연하게 대응했다. 이때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모든 완성차 생산 공정을 수직계열화한 게 빛을 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올해의 선구자’로 선정된 뒤 인터뷰에서 “수직계열화가 왜 필요한지는 공급망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 전략 변경

현대차그룹 대약진의 또 다른 비결은 지난 3년간 가장 크게 성장한 미국 시장상품 전략 변경이다. 현대차·기아는 이전까지 옵션 없는 ‘깡통 차’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본 모델에도 스마트크루즈컨트롤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적용해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018년 말 미국에 출시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가 그 시작이었다. 두 모델은 현대차·기아의 전체 평균판매단가(ASP)를 확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높인 초기에는 판매가 어려웠지만 소비자 만족도가 향상되면서 선순환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미국 내 수익성이 떨어지는 리스, 영업용 차량 등 상업용 판매 비중을 25%에서 한 자릿수로 낮춘 것도 주효했다. 상업용 물량은 초기 판매 목표 달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2~3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대규모로 중고차 시장에 풀리면서 중고차 가치가 떨어지는 역효과를 낸다.

선진 및 신흥 시장 동시 개척

2010년대 초반 현대차그룹이 한 단계 도약한 것은 중국 시장 선전 덕분이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들어 위기에 빠진 것도 중국 시장 부진 때문이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시작되면서다.

미국 유럽선진 시장에서 약진하며 오히려 더 성장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2년 8.7%에서 지난해 10.6%로 높아졌다. 서유럽에선 같은 기간 6.2%에서 9.4%로 올라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신흥시장 중심이 아니선진시장에서 중대형 세그먼트를 판매하는 업체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이 2026년 판매량 917만 대로 글로벌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