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19(월)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 ‘시조새’로 불리던 MS가 생성형 AI 바람을 타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판단한 사티아 나델라 CEO가 속도전을 펼치며 회사 DNA를 바꾼 결과다.
MS는 빌 게이츠 창업자가 이끌던 1990년대 세계 IT업계를 대표하는 원조 빅테크였다. 운영체제(OS) 윈도95가 세계 PC에 깔리면서 글로벌 회사로 부상했고 2000년대까지 MS는 독보적인 기업이었다. 이후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졌다. 이런 MS가 되살아난 배경엔 2014년 2월 취임한 나델라 CEO가 있다. 그는 사업 구조를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시키며 회사 경쟁력을 높였다. 그가 취임한 이후 4년 만에 주가는 네 배 이상 올랐고, 2021년 6월에는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협력회사인 오픈AI가 개발한 최신 LLM GPT-4를 처음 본 나델라 CEO는 무릎을 치며 “이 기술은 세상을 바꿀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점진적인 변화로는 안 된다”며 “이 기술로 여러분의 제품을 어떻게 완전히 바꿀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엔지니어들은 그때부터 생성형 AI를 결합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한 달 뒤인 10월엔 마케팅 부서에 GPT-4가 처음 공개됐다.
MS 약진의 배경을 달라진 기업 문화에서 찾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과거의 MS는 소수 천재가 회사를 이끄는 조직이었다. 나델라 CEO는 취임 이후 임직원 평가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고 협업으로 성과를 냈을 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배경과 특기가 제각각인 인재들로 구성된 팀이 조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소수의 천재가 이끄는 조직은 독선에 빠지기 쉽고 변화 수용성도 낮다”며 “GPT-4 속도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달라진 조직 문화 덕”이라고 말했다.
美·中 외교장관 만났다…"충돌 피할 가드레일 논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미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방중 첫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과 만난 그는 ‘지속적 소통’을 강조했다. 친 장관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 중단’을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의 미·중 갈등 상황을 반복한 수준의 대화였지만, 블링컨의 방중은 그 자체로 양국 관계의 안정 국면 전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5시간 30분동안 이어진 회담에서 양측은 두 나라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개방적이고 권한이 부여된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오판을 피하면서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양국이 책임 있게 관계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이른바 ‘억제와 탄압’을 중단해야 협력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친 장관은 “미국은 내정간섭과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두 외교장관은 가장 큰 현안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상호 ‘레드라인’과 ‘마지노선’을 논의했다. 미국이 핵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 대신 중국발 위험을 줄인다는 의미의 ‘디리스킹’을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중국은 그동안 디리스킹을 “간판만 바꾼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블링컨 장관이 직접 디리스킹의 진의를 설명하면서 상호 이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인텔, 폴란드에 반도체 공장 짓는다
인텔은 폴란드 공장에서 반도체 재가공과 검수 등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텔이 유럽 안에서 자체적인 반도체 가치사슬을 완성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폴란드는 유럽 내 인텔의 거점인 독일, 아일랜드와 합작하기에 이상적인 위치”라며 “세계 다른 제조 입지와 비교했을 때도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텔은 향후 10년 동안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을 위해 800억유로(약 111조8824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이미 아일랜드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EU의 비중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EU 반도체법(Chips Act)을 발의했다.
중국 경제가 침몰한다…'알타시아'로 탈출하라
탈(脫)중국에 나선 외국 기업이 가는 방향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본국으로 환류되는 ‘리쇼어링’이다. 다른 하나는 아시아 지역에서 대체 투자지를 찾는 ‘알타시아(Altasia)’ 움직임이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 사용한 알타시아는 대체라는 뜻의 ‘alternative’에 아시아(asia)를 합친 용어다.
알타시아는 개별 국가로는 중국을 대신할 수 없지만 지역 전체의 경쟁력을 따지면 우위에 있다. 기술력은 일본 한국 대만 인도가 뛰어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자원이 풍부하다. 금융과 물류 서비스는 싱가포르가 홍콩보다 더 매력적으로 받쳐줄 수 있고, 인건비는 방글라데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가 더 저렴해 중국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2023.6.21(수)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원전과 항공을 비롯한 첨단기술 및 미래 전략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그동안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양국 간 협력은 첨단기술과 미래 전략산업 분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양국은 에너지,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 원전, 우주, 방위산업, 항공 분야 등에서 협력을 더욱 공고하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한국은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고, 프랑스는 상임이사국이다. 두 정상은 안보리 회의에서 논의할 국제 안보 이슈를 미리 짚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인권 문제도 의제 중 하나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자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거절한 바 있다.
문화 협력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양국 문화기관 간 관계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화재단과 퐁피두센터의 파트너십이 본보기”라고 했다. 한화는 최근 프랑스의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와 2025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가칭)을 개관하기로 합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 젊은 층에서 한국에 대한 동경이 있고, 파리에서 K팝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23 CEO 인베스터데이…현대차 "전기차 36조 투자…혁신 DNA로 미래차 1등 되겠다"
현대차는 이날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년 전보다 7%가량 더 많은 200만 대로 늘려 잡았다. 작년 판매량(20만9000여 대)과 견주면 10배에 가까운 규모다. 그 실행 전략으로 공개한 ‘현대 모터 웨이’에는 전기차 개발 혁신부터 생산 역량 강화, 차세대 배터리 개발까지 전기차 밸류체인을 장악하기 위한 미래 비전이 담겼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전기차 양산을 위해 차량 개발 체계를 대폭 업그레이드한다. 차량의 기본 골격(아키텍처)과 핵심 부품을 여러 차종에 쓸 수 있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이 핵심이다. IMA를 도입하면 플랫폼과 차급 구분 없이 86개 공용 모듈 시스템을 조합해 훨씬 다양한 차종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생산 원가를 20% 이상 낮추는 게 가능해진다. 2030년엔 전기차 부문에서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판매 확대를 위한 기본 전제는 생산 역량 확충이다.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혼류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투 트랙’ 전략을 내걸었다. 이미 혼류 생산 중인 울산·아산 공장은 각각 전기차를 최대 15만 대 생산할 수 있다. 향후 미국 체코 인도 등에서도 생산라인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첫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은 내년 하반기 생산을 시작한다.
전기차 200만 대 판매에 필요한 배터리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역량 강화에 나선다. 경기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신설하고 리튬메탈·전고체 배터리 등 선행 개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미국(2곳) 인도네시아(1곳)에 이어 유럽 지역에도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을 검토 중이다.
中, 경기 회복 더디자…기준금리도 내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와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씩 인하했다. LPR은 시중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 금리 평균치지만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과 지침을 통해 결정한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동결을 유지했다. 미국이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중국 내 달러 유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0~5.25%로 중국보다 높다. 인민은행이 그동안 주저해온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먼저 미국 중앙은행(Fed)이 6월 14일 1년3개월 만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양국 금리차 확대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7.5%로 떨어졌다. 3대 수출 지역인 미국과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가운데 미국과 EU의 감소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된 데다 그동안 증가세를 유지하던 아세안까지 줄어들면서 수출 다변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 중앙은행(Fed)과 다른 행보를 이어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국이 직면한 경제 위기가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서다. Fed와의 동조화(커플링)를 벗어나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5일 기준금리를 3.75%에서 4.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7월에도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2%)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호주와 캐나다도 최근 시장 예상을 벗어나 ‘기준금리 동결 후 0.25%포인트 재인상’을 택했다.
아시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일 기준금리 척도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연 2.75%에서 2.65%로 0.1%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의 인하다.
반면 일본 중앙은행(BOJ)은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하기로 16일 결정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판단에서다.
개발도상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베트남은 19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100%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금리를 6%포인트 올렸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각자도생에 나선 배경은 위기의 근원지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파르게 동반 상승했던 물가상승률은 올해 서로 다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국가별로 다르게 관측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4%대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노동시장은 과열된 상태다. 유럽은 얕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맞물리고 있다. 중국에선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 봉쇄로 인한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일 사흘 일정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했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사업 현안을 공유하고 향후 전략 등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참석하지 않는 게 관례다.
이날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회의를 진행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주재한 회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주제는 다음달 공개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플립·폴드5 시리즈의 판매 확대 방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출시 시기를 2주 정도 앞당겨 다음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개 행사인 ‘언팩’을 개최할 예정이다. 3분기 신제품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이날 회의에선 북미, 구주(유럽),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등 핵심 시장의 영업·마케팅을 책임지는 지역 총괄 사장·부사장들이 판매 목표와 점유율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반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 목표치 달성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고 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경계현 부문장(사장) 주재로 이날 늦게까지 회의했다. 시장에선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21일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22일 전사 회의 순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젝시믹스는 올해부터 아시아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할 예정이다.
젝시믹스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로는 초반에 소비자직거래(D2C) 전략을 택한 게 꼽힌다. 인지도가 낮았던 시절부터 오픈마켓 입점이 아니라 자사몰 육성을 선택했다. D2C 전략으로 유통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췄다.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레깅스가 한 장에 5만원이 넘던 시절, 젝시믹스가 3만원 이하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젝시믹스의 자사몰 판매 비중은 90% 이상, 재구매율은 80%가 넘는다.
아시아 지역은 한국인과 체형이 비슷해 제품 개발이 비교적 수월하다. 특히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애슬레저룩(일상복처럼 입는 운동복)을 즐겨 입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늘어나는 물류비를 고려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이나 북미는 우리와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연구가 필요하고 아직 룰루레몬에 대항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젝시믹스 브랜드 매출은 2020년 1000억원을 돌파한 뒤 2021년 1453억원, 2022년 1942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사설] 日 제조업 부활에 기름 붓는 '슈퍼 엔저'…한국엔 잠재적 위험
지난 4월 100엔당 1000원대였던 원·엔 환율이 그제 장중 8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슈퍼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통화 긴축에도 제로금리 기조를 고수하는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역대급 엔저를 가속화했다.
슈퍼 엔저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 등 우리 주력 제품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일본은 ‘지정학적 수혜’를 바탕으로 제조업 부활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잃어버린 30년’을 뒤집을 반전의 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제조업 부활로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바로 국내 주력 기업들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한때 80%를 차지할 정도로 제조 최강국이던 일본이 한국에 추월당한 전철을 우리가 고스란히 재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록적 엔저 현상을 국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2023.6.22(목)
EU, 배터리법 상세 공개
‘친환경’을 내세운 유럽연합(EU)의 기업 대상 규제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재활용 포장재 사용 등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스마트폰 배터리 탈부착 의무화’ 등 제품의 상세 기능에도 손을 뻗쳤다. 최근엔 글로벌 기업에 부품 공급사의 환경 훼손 이력 등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고, 철강 등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권 구매를 강제하는 규제도 내놨다.
EU는 법 적용 시기를 공표하지 않고 ‘안전 등과 관련한 이유가 있을 경우엔 일체형도 허용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둬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플은 배터리 탈부착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이 없고 삼성전자도 2015년 갤럭시S6부터 ‘일체형 배터리’를 프리미엄 폰에 적용하고 있다.
2025년 시행 예정인 ‘공급망 실사지침’은 EU 내 매출 1억5000만유로(약 2114억원) 이상 기업에 ‘경영상의 기밀’을 요구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기업 사업장·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한 환경 훼손과 인권 침해 여부,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 등을 파악해 개선하고 공개해야 한다.
‘유럽 내 공급망 강화’ 노리는 EU
스마트폰 배터리 탈부착을 가능하게 하면 배터리 재활용이 쉬워진다. 배터리 원자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배터리 법안'은 유럽에서 사용된 폐배터리에서 핵심 원자재 회수를 의무화하고 새 배터리를 생산할 때 ‘재활용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게 한 조항도 비슷한 의도로 분석된다.
16개 전략원자재를 집중 관리해 원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핵심원자재법’에 대해서도 ‘다른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략원자재를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공급망 점검 결과를 2년마다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판매 1위를 탈환했다.
베트남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은 동남아 4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작년 한 해에만 자동차 판매량이 33% 넘게 늘며 급성장하고 있다.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세우고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현대차는 올해 베트남 연간 판매 1위 탈환을 위해 신차 출시, 생산 확대 등 모든 ‘카드’를 동원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엑센트와 크레타, 싼타페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차량(MPV) 모델도 추가 투입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도 7월부터 베트남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현지 생산 능력 확충도 끝마쳤다. 현대차는 작년 9월 HTMV 2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현지 생산능력을 연 10만7000대로 늘렸다. 올 하반기 아이오닉 5에 더해 베뉴, 팰리세이드 등 4개 모델도 추가 생산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모델은 모두 12개로 늘어난다.
'아마존 전기차' 리비안도 합류…테슬라, 충전 표준 장악했다
전기 트럭 스타트업 리비안이 테슬라의 전기충전 기술 표준 슈퍼차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2023.6.23(금)
미국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중국을 넘어 한국의 최대 상품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대(對)미국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 폭의 흑자를 달성했다. 중국은 21년 만에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국이 됐다. 미국이 중국을 넘어 한국의 최대 상품 수출국이 된 것은 18년 만이다.현대자동차·기아 등 국산 승용차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대중 상품 수출액 1232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대중 수출은 2021년 1365억6000만달러에서 9.8%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등의 수출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기계·정밀기기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 수출길이 차단된 상황에서 미·중 갈등으로 일종의 경제 블록화가 이뤄지며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튀르키예, 6.5%P 금리인상…영국도 '빅스텝'
세계적으로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물가 단속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튀르키예는 물가 폭등에도 금리를 인하하던 기존의 ‘역주행 경제정책’을 뒤집고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영국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년3개월 만이다. 그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도 금리를 내리는 ‘역주행’ 경제 정책을 고수해 왔다. “금리를 낮춰야 물가가 잡힌다”는 이유를 댔지만 실상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단기적으로 화폐 가치가 낮아져 수출에 유리해지고 시장에 돈이 풀려 경제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2023.6.24(토)
유럽은 긴축 2라운드, 美는 금리 추가인상 준비…인플레 잔불 끈다
유럽 중앙은행들의 동시다발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이 최근 커졌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영국의 지난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1%로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원 CPI 상승폭은 1월(5.8%) 이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대출을 받은 많은 이들이 걱정하겠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영국이 오는 8월에도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긴축 사이클을 잠시 멈췄던 호주와 캐나다도 최근 금리 인상을 재개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 의회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자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년간 이어진 통화 긴축으로 이미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금리 인상으로) 향후 몇 달간 상승할 이자비용에 대한 대책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며 “경제 전망이 구름 속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삼성, LG, 소니의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이 혼합현실(MR) 헤드셋용 디스플레이로 마이크로 OLED를 채택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마이크로 OLED는 초소형·고화질 디스플레이로 반도체처럼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만드는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미세공정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기업과 디스플레이 업체 간 제품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에 속도가 붙고 있다.
소니는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TSMC와 협업해 애플 비전 프로용 마이크로 OLED를 개발·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들도 마이크로 OLED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OLED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의 협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설계에 강점이 있는 LX세미콘,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협업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애플 비전 프로의 외부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이다. 업계에선 애플의 차기 제품에 LG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 OLED가 소니 제품과 함께 내부 디스플레이로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련의 아마존…인플레·라이벌·제재 '삼중고'
아마존의 올해 1분기 온라인스토어 매출은 511억달러다. 전년 동기와 비슷한 실적이다. 이런 매출 정체현상은 작년부터 시작됐다. ‘두 자릿수 성장률’ 행진이 2021년 4분기부터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아마존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사리 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온라인스토어 매출은 아마존 전체 계열사 매출의 40%에 해당한다.
경쟁 전자상거래 업체가 많아진 것도 아마존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는 이달 2일 ‘숍 데이’를 개최하고 자사 온라인 화폐인 ‘숍 페이’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1%를 돌려주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올 들어 최고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지금까지보다 하루평균 5배가량 많은 소비자가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아마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아마존이 고객의 '프라임'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프라임 취소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FTC는 이에 앞서 아마존의 스마트홈 업체 링이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580만달러(약 75억원)를 받아내기도 했다. 또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 스피커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인 아동의 정보를 수집했다며 FTC를 대신해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서도 2500만달러(약 323억원)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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