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매일경제 (2024.1.24)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서 전기차 산업 육성에 독보적인 국가는 단연 태국입니다. 태국 정부가 전기차 산업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전기차를 향한 현지 소비자 수요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태국 정부가 수입 전기차에 대한 소비세를 인하하고 현지 생산을 약속한 해외기업을 위해 전기차 구매자에게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야디(BYD)와 그레이트월모터스 등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기업들은 자국 제조업 영향력을 높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 현지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기차 산업 관련 아세안의 중심으로 꼽히는 태국이 중국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8월 누계 기준 배터리전기차(BEV) 등록 대수는 5만90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급증했습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태국 정부의 전기차 인센티브가 더해지면서 올해 태국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2배 이상 뛸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옵니다.
태국에서 전기차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 수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국에서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는 약 14만4000대입니다. 반면 태국 현지에 설치된 충전기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2200개 장소에 약 8700개에 그칩니다. 이에 따라 계산하면 전기차 16.5대당 1개의 충전기가 배정되는 셈입니다. 이는 유럽 컨설팅 기업 롤랜드버거가 집계한 지수인 세계 평균 15.9대당 1개보다 뒤처지는 수치입니다. 충분한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확보되지 않고 지금처럼 충전소 부족 문제가 계속된다면 결국에는 전기차를 향한 소비자 관심도 빠르게 식을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태국 정부가 최근 전기차 인센티브 패키지에서 일부를 축소한 점도 해외 기업들의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태국 정부는 당초 자국 현지 생산 계획을 제시한 기업에 전기차 1대당 최대 15만바트(약 56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가 올해부터 보조금 혜택 규모를 5만~10만바트로 축소했습니다. 한국 자동차 기업 중에는 기아가 태국 투자위원회와 인센티브 관련 합의에 실패하면서 현지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습니다. 기아는 대신 태국 현지에 판매법인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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