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29(화)
이 "라파서 정밀한 작전중"… 지상전 강행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결국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중심부에 진입해 시가전을 본격화했다. 전날 라파 서부의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한 이후 고조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상전을 강행했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위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라파 시가전 개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그는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진입한 것에 대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라파에서 매우 선별적이고 정밀한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파 지역엔 여전히 하마스 대원들이 다수 활동해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며 "라파에 억류된 인질도 많다.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기리 소장은 또한 지난 26일 탈 알술탄 피란민촌 공습으로 45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소형 폭탄을 사용했으며 대규모 민간인 인명 피해의 원인은 2차 폭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 사망은 자신들이 쏜 폭탄 탓이 아니며 현장에 있던 다른 무기가 2차 폭발을 일으키면서 사상자가 늘어났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해당 작전 시 인도주의 지역이 아닌 곳에 정밀 타격했다"며 "부수적으로 나타난 화재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화재 원인을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라파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라파 중심부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라파 중심부의 랜드마크인 알 아우다 모스크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항공기와 탱크를 동원해 공격했다. 라파 서쪽으로 진격한 탱크는 주루브 언덕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날 주루브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대원 간의 총격전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목격자는 이스라엘군 장갑차 내부와 근처에 병사들이 없었다면서 원격조종 무인 장갑차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라파 중심지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습 이전에 이스라엘 탱크부대는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넘어가는 라파 지역의 가장자리 주변에서 작전을 펼치는 데 그쳤다. 동부 일부 지역에도 진입했지만 아직 도시 중심부로 완전히 진입한 적은 없었다. 지난 26일 이스라엘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서부 탈 알술탄 지역 주민은 "탈 알술탄의 모든 곳에 탱크 포탄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가족이 밤새 포격을 피해 라파 서부의 집을 떠났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스라엘 공영 칸(KAN) 라디오에 따르면 지난 하루 동안 라파에서 4개의 IDF 여단이 라파 지구 내에서 작전을 펼쳤다. 이어 라파 중심부를 포함한 새로운 지역으로도 지상 작전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카타르 방송인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을 장악해 라파를 포위하려 한다고 전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약 14㎞ 지역으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구역이다.
이스라엘의 라파 중심부 진입은 국제사회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감행된 것이다. 지난 24일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공격을 중단하라는 긴급명령에도 이스라엘은 이틀 후인 26일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지금까지 여성과 노약자 23명을 포함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이 피란민촌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의 라파 동부 공격이 시작된 이후 피란한 주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었다. 대규모 공습에 이어 이날 이스라엘이 라파 시가전을 본격화한 만큼 국제사회의 여론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라파 공습을 전쟁범죄로 조사할 것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요구한 상태다.
2024.5.31(금)
美 1분기 GDP 잠정치 1.3%로 '하향'
미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잠정치)이 전분기 대비 연율 1.3%를 기록했다.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1.6%)보다 0.3%포인트 낮다. 소비자 지출이 줄면서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속보치(1.6%)보다 낮지만 다우존스 전문가 설문 결과(1.3%)와 블룸버그 전망치(1.2%)에는 부합하는 수준이다. 민간 재고 투자를 하향 수정한 것이 속보치와 수정치에 차이가 나는 이유라고 상무부는 밝혔다. 미국은 경제 성장률을 세 차례에 걸쳐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발표한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3.4%)과 비교하면 반 토막 넘게 줄어든 수치다.
미국 GDP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1.1%)에 이어 1년 만에 1%대를 기록했다. 고금리가 지속된 영향으로 가계와 기업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30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 지속적인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뒤 올 들어 성장 모멘텀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저축 감소, 소득 증가율 둔화가 미국 가계와 기업을 짓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미국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한 이유로는 가계 소비 감소가 꼽힌다. 미 상무부는 이날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이 작년 4분기에 비해 낮아진 건 주로 소비 지출과 수출, 지방 정부와 연방정부의 지출이 둔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측면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1분기 연율 3.3%로 상승해 당초 예상치보다 소폭 하락했다. 앞서 이달 중순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올랐다. 시장 예상치(0.4%)를 살짝 밑돌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의 노동 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 19일∼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9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3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1만8000건)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작년 9월 이후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인 20만 건 초반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엇갈린 지표 속에서 시장은 31일 발표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머스크, 트럼프와 한배 타나…집권 2기 대통령 고문설 솔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보안(불법 이민)과 경제 정책에 대해 머스크가 공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 트라이언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해안가 저택에서 이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펠츠 회장과 함께 투표 사기를 방지하는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구상안을 트럼프에게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머스크에게 이런 역할을 맡기는 계획이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며 무산될 수도 있다”고 WSJ는 밝혔다.
머스크와 펠츠 회장은 친한 재계 엘리트 리더들을 상대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 의견을 내는 모임도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서 주최한 만찬 행사가 그런 모임이라고 WSJ는 밝혔다. 당시 모임에는 데이비드 색스 페이팔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 전 페이팔 동료와 펠츠 회장, 스티브 므누신 전 재무장관, 루퍼트 머독 뉴스 코퍼레이션 명예회장 등이 참석했다.
2년 전만 해도 트럼프와 머스크는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WSJ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두 사람이 최근 몇 달간 여러 번 통화하며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민 문제, 우주 분야를 포함한 과학, 전기차산업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브라이언 휴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WSJ에 “트럼프만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각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유일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적은 없다.
트럼프 34개 혐의 유죄…美 前대통령 최초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34개 혐의가 모두 유죄라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248년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중범죄에서 유죄라는 불명예를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실형을 받고 수감돼도 11월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 형사재판의 배심원단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이틀간 심리를 마친 뒤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혐의 모두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이 유죄를 결정함에 따라 재판을 담당한 후안 머천 판사는 오는 7월 11일 형량을 선고한다.
"표심 20% 흔들" vs "트럼프 지지층 결집"…'박빙' 美대선 새국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 추문과 관련한 ‘입막음 돈’ 사건으로 배심원 유죄 평결을 받았다. 1776년 미국 건국 후 처음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전직 대통령이 됐다. 오는 7월 최종 선고에서 어떤 형량이 나오든 11월 대선 출마는 가능하지만, 보호관찰 처분을 받거나 최악의 경우 법정 구속되면 선거 운동이 제한될 전망이다. 이번 유죄 평결로 인해 지지층이 일부 이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4건의 문서 조작 모두 유죄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막음 돈 의혹 사건의 형사재판을 맡은 배심원단은 그에게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맨해튼 주민으로 구성된 12명의 배심원단은 심리 끝에 만장일치로 이같이 평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결 후 법원 앞에서 “나는 무죄이고 이는(유죄 평결) 수치스러운 일이며 조작된 재판”이라며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당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건네고, 이를 회사 법률 자문비 등으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청구서 11건, 회계장부 12건, 수표 11건 등 각종 문서를 조작한 34건의 행위는 단순 회계 부정 범죄일 뿐 아니라 2016년 미국 대선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으로도 인정됐다.
형사법원은 7월 11일 형량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최대 징역 4년형과 보호관찰 또는 벌금·가택연금 등의 형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징역형을 받아도 법률상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 전직 대통령인 데다 고령에 초범이어서 수감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다만 혹시라도 법정 구속되면 옥중 선거를 치러야 하고, 가택연금이나 보호관찰의 경우에도 유세 등 대선 캠페인에 제약을 받는다.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이번 재판에서 나온 유죄 판결을 ‘셀프 사면’할 수는 없다. 연방 검찰이 기소한 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15~1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워싱턴DC에서도 기밀문건 무단 반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지만 선거 전에는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유죄 평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표면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두드러진다. ABC뉴스와 입소스의 4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16%가 이번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적어도 그에게 투표하는 것을 재고하겠다’고 답했고, 4%는 지지를 철회할 뜻을 밝혔다.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에서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이 조 바이든 대통령(44%)을 불과 2%포인트 앞섰다. 실질적 승부처인 조지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를 점했지만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몰아낼 방법은 단 하나뿐. 투표장에서”라며 지지층에 투표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가 네 차례 반복된 시기에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날 평결 직후에도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 ‘윈레드닷컴’은 지지자의 접속이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디어 전면에 자주 등장해 부동층 유권자를 끌어들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지지와 인플레이션 등에 불만을 품은 라틴·아랍계, 흑인 유권자들이 몰려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통상 투표율이 낮은 집단이다. CNN방송은 올해 초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조사 결과 지난 세 번의 연방 선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18%포인트 더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대니얼 홉킨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그들(정치 무관심층 유권자)은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으며 트럼프가 바이든에 맞서는 사람이라면 변화를 원하고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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