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월)
美 IRA 완화…韓 배터리업계 '탈중국 공급망' 청신호
미국 재무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의 조달 가능 국가에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 외에 다른 나라를 추가할 수 있다는 완화 의견을 내놨다.
한국 배터리업계는 캐나다 호주 칠레 등 미국과의 FTA 체결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 FTA 미체결국에서도 니켈과 리튬 등 핵심 원자재를 조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 배터리업계의 공급 능력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우리 업체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배터리 부품의 북미 조립·제조 비율, 핵심 광물의 미국 또는 미국과의 FTA 체결국 추출·가공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도 발표했다. 개별 부품과 광물이 아니라 전체 부품과 광물의 공급망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FTA 체결국이 아닌 곳에서 추출한 광물이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론상으로 중국에서 추출한 원자재를 한국 칠레 등으로 가져와 가공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중국 배터리업계는 미국과 FTA를 맺은 한국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세청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브랜드는 테슬라가 8개(세부 모델별)로 가장 많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각각 6개로 뒤를 이었고, 아시아 브랜드 중에선 닛산(5개)만 보조금을 받게 됐다.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투자를 통해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짓는다.
중동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환경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사우디를 거점으로 중동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인도 중국 등 8개국에 완성차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사우디는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최근엔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본격 투자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앞서 대만 폭스콘(Foxconn)과 합작회사 시어(CEER)를 설립했다. 전기 세단 및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2025년 출시할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현지화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한 투자 기회를 적극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공공투자기금(PIF)이 미국 전기차업체인 루시드(Lucid)에 10억 달러(1조2,700억 원)를 투자했고, 루시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3.1.3(화)
대변혁의 시대, ‘뉴노멀(새로운 표준)’
새로운 세계 질서가 들어서고 있다. 탈(脫)세계화다.
지난해 국제 에너지값 급등 여파로 한국의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인 472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을 번영으로 이끈 세계화와 자유무역 질서가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 늘 그랬듯 한국은 변화에 맞게 국가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미국은 중국의 굴기(우뚝 일어섬)를 막기 위해 첨단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고, 미국과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을 짜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했다. 한국 일본 호주 등과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신(新)수출통제 체제’ 구성도 논의하고 있다.
에너지·식량 무기화도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천연가스 공급 중단) 중국(요소수 수출 제한) 등 강대국뿐만이 아니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등 중남미 리튬 생산국은 2차전지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 통제를 위해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 수출 통제를 선언한 국가는 30곳이 넘는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화 1.0’과 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시작된 ‘세계화 2.0’에 이어 1991년 냉전 종식 후 지난 30여 년을 풍미했던 세계화 3.0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세계화와 함께 찾아왔던 ‘골디락스 경제(고성장에도 물가 급등이 없는 상태)’가 끝나가고 있다.
고물가·저성장 고착 우려된다. 제프리 프랑켈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자유무역의 쇠퇴는 세계적으로 실질 소득 증가를 늦춰 세계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화의 쇠퇴가 ‘국가 간 협력의 끝’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세계화, 동맹 진영 간 블록화를 가속화하는 만큼 한국도 이런 흐름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은 “세계화에서 로컬화로 급속히 전환하는 시기인 만큼 기업들은 빠른 현지 진출을 생존전략으로 택해야 한다”며 “탈세계화 시대일수록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라진 국제 공조…이젠 '각자도생'
미국은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하면서 유럽 등 동맹국의 불만까지 고조시켰다. 이 법안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유무역을 내세우는 미국의 통상 기조와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국 산업 발전을 최우선으로 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올 1분기 안에 유럽 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핵심원자재법’을 마련해 IRA에 맞불을 놓는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심화된 에너지 공급난도 자국 우선주의를 부채질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자 일부 유럽 국가는 천연가스 수출을 줄였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등 곡물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원유 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무시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원유 감산을 밀어붙였다.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가 새해를 시작하면서 중국 내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테슬라 중국 법인은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이날부터 2월 28일까지 ‘모델 3’ 승용차와 ‘모델 Y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은 총 1만위안(약 183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제공해온 6000위안(약 110만원)의 배송 보조금과 같은 해 11월 처음 도입한 4000위안(약 73만원)의 보험료 보조금을 새해에도 계속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조만간 역대 최대 수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는 애초 목표인 연간 기준 50%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이미 전망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2023년 새해 전망 20가지를 추리면서 올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로 꼽은 목록이다.
中 보조금 폐지, 전기차 지각변동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전기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새해 들어 중국 정부가 각 완성차 업체에 지급하던 전기차 보조금을 14년 만에 폐지했다. 신차 판매 가운데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비중이 네 대 중 한 대꼴로 높아지자 시장이 형성됐다는 판단에 따라 보조금을 폐지한 것이다.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책정 고민에 빠졌다. 보조금 제도 아래 천편일률적으로 가격을 정하던 시기가 끝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정하게 된 것이다. 테슬라와 샤오펑은 할인을 택했다. 테슬라는 오는 2월 말까지 최대 1만위안(약 180만원)을 인하하기로 했고, 샤오펑은 보조금을 받을 때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반면 중국 토종 업체인 BYD는 오히려 가격을 올리기로 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보조금이 없어지고 차량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진검승부’가 펼쳐지면 현대차·기아에는 반등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품질 경쟁력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이다. 기아는 올해 초 EV6를 현지에 출시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연내 현지 전용 전기차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옛날처럼, 올해도 화이팅!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쟁사들이 비용 절감 등 축소 경영에 매달리던 2009년 미국 시장에서 새 차를 산 뒤 1년 내 실직하면 차량을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라는 공격 마케팅으로 큰 성과를 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구매 후 1년 내 실직하게 되면 차를 되사주는 프로그램 이라고나오는데, 옛날에는 이런 비정상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점유율을 높였다. 그당시 딜러인센티브 최고수준이었다..미 국에세 제네시스 텔룰라이드 팰리세이드같이 비싼차들 성장률이 제일높고 미국에서 주문밀려서 딜러한테 주는 인센티브 기아가 2번째로 낮게 책정됐고,
현대가 3번째로 낮게 책정되었다.... 1위는 벤츠다.)
자동차업계는 불황 속 할부 금리 상승 여파로 ‘수요 절벽’에 직면했다. 전기차 수출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리스·렌터카는 보조금 지급(대당 7500달러) 제외 대상에서 빠졌지만, 판매 비중이 미미하다. 법 시행을 3년 유예하고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차량에도 보조금을 달라는 한국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는 2년 뒤까지는 출혈 마케팅을 하면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2023.1.4(수)
“지독한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돈을 마구 찍어낸 결과입니다.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는 수순입니다.”
스티브 한케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지난해 고물가의 원인은 무엇이었습니까.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어디서나 통화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따라옵니다. 2020년 2월부터 작년 3월까지 미국의 통화량(M2)은 41% 늘어났습니다.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보다 몇 배 빠르게 통화량이 증가한 것이죠. 코로나19 확산 이후 통화량을 이례적으로 늘린 게 주원인입니다.”
▷가파른 통화량 축소가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습니까.
“올해 경기침체는 필연적입니다. 급격한 통화 공급 위축은 역사적으로 늘 불황을 불러왔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인 1929~1937년 화폐 공급을 지속적으로 줄였는데, 이것이 1937~1938년의 대공황과 경기침체를 불러일으켰죠.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플레와 함께 살아가야 할 것”
가속화하는 탈(脫)세계화는 ‘인플레이션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망가진 글로벌 공급망은 미·중 갈등에 따라 더 분절화된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 압력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과거엔 기업들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곳을 찾아 전 세계 어디든 공장을 지었다. 이는 세계적으로 값싼 물건이 공급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젠 안정적 공급망이 중요해졌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훨씬 싸더라도 ‘상대 진영’ 국가와는 교역을 꺼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 그만큼 기업이 부담해야 할 원가는 오르고, 소비자의 부담은 커진다.
인구 고령화도 인플레 압력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이다. 노동력 부족과 생산 감소를 일으키는 데다 정부가 고령층을 돌보는 데 전보다 더 많을 돈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찰스 굿하트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교수는 저서 <인구 대역전>에서 특히 중국의 고령화 문제를 지적하며 “이제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이 무한히 공급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과거엔 중국이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값싼 제품을 만들어 팔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중국이 전 세계 물가 압력을 낮추는 ‘디플레 수출국’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인플레 수출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후변화 역시 인플레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곡물 가격 폭등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세계적인 가뭄이 배경이 됐다. 여기에 화석연료 투자 감소, 온실가스 배출규제는 기업의 생산비용과 소비자 가격 상승을 밀어올린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충격은 수요와 공급 측 경로를 통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럽 '초여름 날씨'…겨울이 사라졌다
유럽에서 새해 첫날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며 역대 1월 최고 기온을 연달아 경신했다.
이는 유럽 서남부에서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됐기 때문이다. 최소 1월 중순까지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 최악의 폭염에 이어 올해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이 벌어진 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란 점에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난방 요금 걱정을 한시름을 덜게 됐다.
조직문화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
정 회장은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추면 쉽게 오염된다”며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차 한 대에 200~300개 들어가는 반도체가 자율주행차 시대엔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 기업으로서) 우리만의 과감한 문화가 있지만, 전자회사들은 치밀한 문화가 있다”며 “우리에게 없는 문화는 우리가 조성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어떤 전자회사나 정보통신기술(ICT)기업보다 치밀한 융합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판매가 목표대로 이뤄지면 현대차·기아는 4년 만에 700만 대 선을 회복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684만8198대를 판매했다고 3일 공시했다. 전년(666만7085대)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관리에 주력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68만8884대, 해외 325만5695대로 394만4579대를 팔았다. 기아는 국내 54만1068대, 해외 236만2551대 등 290만361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 판매량은 각각 전년보다 1.4%, 4.6%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올해 판매 목표였던 747만3000대엔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752만1000대로 작년보다 9.8% 더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432만1000대, 기아는 320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8834만 대(한국자동차산업협회)로 전년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목표다.
현대차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보다 약 10% 증가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성장 속도 의심받는 테슬라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지난해 고객에게 총 131만 대의 차량을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134만 대)는 물론 머스크가 당초 제시한 목표치(140만 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테슬라는 작년 말 미국에서 모델3, 모델Y 등 차량에 대해 7500달러 할인이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쳤다. 중국에선 보험·배송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사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가 정책을 고수하던 테슬라가 할인 판매 등 대대적인 판촉에 나섬에 따라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월가에선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 둔화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때 80%에 육박했던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61%로 쪼그라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는 경제 불확실성, 높은 금리,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등으로 테슬라가 성장 속도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칼럼] WTO 같은 묻지마(!) 자유무역과 세계화 시대는 가고...
올해는 그간의 세계무역기구(WTO)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고, 인도·태평양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하는 원년이 될 것 같다. 핵심은 탈중국을 위한 공급망 개편과 무역 원활화 등이다. WTO 같은 묻지마(!) 자유무역과 세계화 시대는 가고, 대신 인권,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 연대 같은 가치 지향의 국제협력 체제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2023.1.5(목)
고금리에 車계약 취소 늘어
현대자동차·기아의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한 달 새 최대 1년 앞당겨졌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금 경색에 시달리는 렌터카업체들은 최근 대규모 계약 물량을 취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생산은 늘고 있지만 수요 측면에서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 대기 기간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게 아니라 계단식으로 급격히 단축되고 있다”며 “석 달가량 지나면 100만 대 이상의 백오더(주문대기)가 깨지고 몇몇 인기 차량 이외 모델에선 재고가 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부동산 의존 발전 전략의 한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가 중국의 부상이 정점에 달하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산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으로 추산된다. 수출(20%)보다 높다. 중국의 부동산산업은 개발 업체가 지방정부로부터 토지사용권을 사는 것이 시발점이다. 지방정부 재정의 40% 이상이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다. 고도성장기 시절 중국 지방정부 공무원의 핵심 평가지표는 지역 경제 성장이었다. 각 지방은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을 인프라 건설에 투자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지방정부는 산하 국유은행을 동원해 부동산 업체들에 자금을 지원했다. 부동산산업이 커질수록 부채가 커지는 구조가 됐다.
중국의 2022년 9월 말 기준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161.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1인당 GDP가 비슷한 멕시코(23.8%), 브라질(53.4%)에 비해 기업 부채 부담이 유독 높은 이유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빚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021년 하반기 기업 부채 비율에 따라 대출을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를 도입했다. 부동산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시중 자금을 첨단기술 부문으로 유도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이 규제는 제로 코로나로 허덕이는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 헝다 등 10여 개 대형 개발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으며, 전국 공사 현장이 멈췄다. 부동산 수입이 줄면서 지난해 1~11월 정부 적자는 7조8000억위안(약 1441조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어섰다.
중국 지도부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직후인 작년 11월 부동산 관련 핵심 규제를 대부분 철폐했다. 중국 부동산업계에선 올 하반기부터 시장이 살아난 뒤 2025년부터 다시 하강 국면을 맞을 것으로 관측한다. 인구 감소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 현대차·BYD에 스트리밍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기술 개발 협약을 맺고 2020년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커넥티드 카 보급을 위한 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고성능의 정보 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일부 차종에 적용하고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ccOS)’를 출시하는 등 협력을 이어왔다.
앞으로는 지포스 나우를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차량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뒷좌석 승객들은 항시, 운전자는 주차나 충전 때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
LG·MS도 모빌리티 도전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술을 마그나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의 초기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자율 비행 기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교통(UAM) 법인 슈퍼널은 이날 MS의 고성능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 비행, 3차원(3D) 비행 시뮬레이션, 버추얼 제조·서비스 등 첨단 미래항공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칼럼] 현대차·삼성의 반도체 동맹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가 유독 힘을 못 쓰는 분야가 있다. 차량용 D램이다. 이 시장의 패권은 ‘미국 반도체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쥐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40%가 훌쩍 넘는다.
현 시장 구도엔 ‘메모리 만년 3위’ 마이크론의 설움이 녹아 있다.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차량용 반도체엔 극한의 안정성 테스트가 요구된다. 테스트를 통과해도 ‘단가 깎기의 달인’인 완성차업체 구매팀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차량용 D램은 이익이 박하기로 유명하다. PC·스마트폰용 D램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큰 관심을 두지 않은 이유다. 이런 틈새를 마이크론이 파고들었고 결국 1위 자리를 꿰찼다.
다른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비슷하다. 차 한 대당 200~300개가 들어가는 반도체의 대다수는 MCU라고 불리는 저가 칩이다. 단순한 제어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에 가격도 1달러 안팎으로 저렴하다. 르네사스, 인피니온, NXP, ST마이크로 같은 전문업체가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최근 ‘저부가가치’라는 인식이 강했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테슬라의 부상과 궤를 함께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기차엔 2000개 정도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차가 전자제품처럼 변하면서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카메라 등 모든 부문에 고성능 반도체가 들어간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발언에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그는 지난 3일 열린 신년회에서 “자율주행차 시대엔 차 회사가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해지고 꼼꼼해져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용 칩을 직접 설계한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칩 생산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에 맡겨왔다. 현재 모든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최첨단 공정에서 생산된다. 현대차그룹도 머지않아 직접 설계한 자율주행 칩을 파운드리업체에 맡겨야 할 상황이다. 기왕이면 ‘현대차가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제조한’ 칩이 아이오닉 전기차에 들어가면 어떨까. 한국 첨단산업의 양대 축을 이끄는 기업들이 마침내 차량용 반도체에서 조우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2023.1.6(금)
미래차 대격전 [CES 2023]
올해 CES에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이 불참했지만 후발주자의 반격이 만만찮음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소니카’로 관심을 모았던 아필라 콘셉트카는 소니와 혼다가 합작한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첫 작품이다. 미즈노 최고경영자(CEO)는 “아필라는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대한 소니의 경험을 활용한 독특한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아필라의 목표는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2025년 상반기부터 아필라 선주문을 받고, 2026년 봄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BMW도 ‘운전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콘셉트 중형 세단 ‘BMW i 비전 디’를 공개했다. BMW i 비전 디는 외장 색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카멜레온 카’로 유명하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디지털 기술로 차량을 운전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똑똑한 동반자’로 변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완성차 회사 폭스바겐은 6년 만에 CES에 복귀해 첫 번째 전기 세단 ‘ID.7’의 위장막 모델을 공개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기반으로 탄생한 차량이다. 스마트키를 통해 운전자가 다가오고 있는지 감지한 뒤 탑승 전 에어컨, 히터를 미리 작동시킨다. 운전자가 “손 시려”라고 말하면 즉각 운전대 열선을 작동하고, 따뜻한 공기를 손 방향으로 전달한다.
니켈값 급등, 리튬은 하락세…희비 엇갈리는 韓·中 배터리
니켈 함량 높은 K배터리.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광물이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와 에너지 밀도가 개선된다. 전기차 수요 증가로 연일 상승했던 니켈 가격은 경기침체 공포가 엄습하면서 코발트, 망간 등 다른 배터리 광물들과 함께 작년 상반기부터 떨어졌다. 하지만 공급 부족 현상으로 작년 11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내 배터리 ‘빅3’ 업체들은 니켈을 앞세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니켈 함량이 90%를 넘는 하이니켈 배터리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원자재 투입이 많은 니켈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원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지난해 배터리 광물 가격이 일제히 급락할 때 나 홀로 급등했던 리튬은 작년 말부터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리튬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이 함유되지 않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NCM과 비교해 안정성이 높지만, NCM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다.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자동차 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수년간 지속된 부품 공급난에 이어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수요 위축이 우려된다”
GM은 2021년 미국 자동차 시장 1위 자리를 도요타에 내줬다가 1년 만에 되찾았다. 전년인 2021년 판매량(221만8000여 대)보다 2.5% 늘었다. GM 부사장은 “9개의 전기차 모델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냉각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GM은 판매량 증대 성과를 냈다. 시장조사업체인 워즈인텔리전스는 지난해 미국 전체 차량 판매 대수가 1370만 대로 전년 대비 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011년 이후 최소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판매가 부진했다. 지난해 GM은 전체 판매량 중 픽업트럭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을 절반까지 늘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발생하자 이익률이 높은 차량의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도요타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9.6% 줄어든 210만8000대에 그치면서 GM에 뒤졌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차량 판매량이 전년보다 13% 줄어든 150만 대라고 발표했다. 닛산의 지난해 판매량은 25% 감소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차량 재고 축적이 여의찮다는 점이 모두 약점이다.
모비스, 모빌리티 기업 도약 선언 통합 플랫폼 솔루션 제공
현대모비스가 세계적인 통신칩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퀄컴과 손잡고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에 나선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새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퀄컴과 함께 레벨3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을 시작한다. 현대모비스는 퀄컴의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받아 통합제어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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